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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26.10.21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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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아홉 엄마가 알려준 AI 사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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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아홉 엄마가 알려준 AI 사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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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아홉인 우리 엄마가 친구분과 단둘이 목포로 1박 2일 여행을 다녀오셨다. 일정도, 숙소도, 식당도 직접 알아보셨다. 여행 준비를 도운 것은 자녀가 아니라 챗GPT였다.

숙소는 AI가 추천한 곳 가운데 세 번째를 골라 직접 전화로 예약하셨다. 목포 시내에서는 택시를 이용하셨는데, 가려는 곳들 사이의 거리도 미리 살펴보신 듯했다. 이 과정에서 누구에게도 도움을 청하지 않으셨다.

 

 

엄마는 챗GPT라는 이름을 모르신다. 제미나이도 마찬가지다. 두 AI를 로고 모양으로 구분하신다.

 

 

엄마는 다이아몬드 모양을 그리시며 "난 얘랑은 잘 안 맞더라. 엉뚱한 소리를 종종 하더라" 하셨다. 엄마가 그린 다이아몬드는 제미나이의 로고다. 반면 챗GPT는 친절하고, 물어본 것에 답을 잘해 준다고 하셨다.

 

 

지난봄 나는 엄마 휴대전화에 제미나이 앱을 깔아드렸다. 반년 사이 엄마는 두 AI를 써 보고, 어느 쪽이 당신에게 더 잘 맞는지 스스로 판단하신 것이다. 이름도 원리도 모르시지만, 돌아온 답이 쓸 만한지는 따져 보신 셈이다.

엄마에게 AI는 모든 것을 대신해 주는 존재가 아니었다. 필요한 정보를 얻고, 선택은 스스로 하는 도구였다.

 

 

엄마의 여행을 보며 생각했다. AI를 잘 쓰기 위해 반드시 기술에 밝아야 하는 것은 아니구나.

 

 

예전에는 인터넷에서 여행 정보를 찾으려면 검색창에 여러 단어를 입력하고, 나온 결과를 하나하나 살펴봐야 했다. 이제는 AI에게 사람과 대화하듯 물으면 된다. "목포에 친구랑 둘이 놀러 가려고 하는데, 1박 2일 동안 어디를 가면 좋을까?"라고 묻는 식이다. 추천받은 일정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너무 많이 걷지 않는 코스로 바꿔 줘"라고 다시 부탁할 수도 있다.

 

 

컴퓨터를 잘 다루지 못해도, 하고 싶은 말을 표현할 수 있다면 시작할 수 있다.

물론 AI가 알려주는 정보가 모두 정확한 것은 아니다. 실제로 문을 닫은 식당을 추천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그럴듯하게 알려줄 때도 있다. 그래서 AI에게 묻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답을 살펴보고 확인하는 일이다. 엄마가 숙소를 직접 고르고 전화로 예약한 것처럼 말이다.

 

 

AI를 잘 활용한다는 것은 AI가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 아니라, AI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 판단하는 일에 가깝다.

이런 AI를 더 많은 사람이 쉽게 이용하도록 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오는 12월에는 정부가 지원하는 AI 서비스 '모두의 AI'가 정식 출시될 예정이다. 여러 AI 기능을 한곳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복잡한 조작 없이 일상에서 도움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카카오톡이나 전화처럼 익숙한 방식으로 AI를 이용하고, 식당이나 병원 예약에도 도움받을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 준비되고 있다.

 

 

하지만 기술이 아무리 쉬워져도, 한 번도 사용해 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여전히 낯설다. 지난 8월 이 지면에서 소개했듯, AI를 써 본 사람은 국민 전체의 51%이지만 고령층과 저소득층 같은 취약계층에서는 30% 수준에 그친다. 스마트폰이 있어도 AI 앱이 무엇인지, 어디서 시작해야 하는지 모르면 그 편리함을 누리기 어렵다.

 

 

마을 수업에서 AI를 써 보신 어르신들께 어떻게 알게 되셨는지 여쭤보면, 모두 자녀가 알려줬다고 답하셨다.

엄마에게도 처음 앱을 깔아 준 사람이 있었다. 그리고 처음 보는 것마다 "이건 뭐냐"고 묻는 호기심이 있었다. 처음에는 누군가 알려줘야 했지만, 이제는 스스로 여행을 준비한다. 한 번의 경험이 다음 질문으로 이어지고, 그 질문들이 쌓여 일상에서 AI를 활용하는 힘이 된 것이다.

 

 

엄마의 목포 여행이 한 집안의 특별한 이야기로 끝나지 않으려면, 첫 화면을 함께 열어 줄 사람이 필요하다. 부모님과 함께 AI에 첫 질문을 던져 보자. 가까운 여행지 한 곳을 정해 “1박 2일 일정 짜 줘”라고 물어보는 것부터 시작해도 된다.

 

 

자녀가 곁에 없는 어르신들에게는 마을의 디지털 교육이 그 첫 화면을 열어 드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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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례

글로컬빌리지협동조합 이사장

전북대학교 평생교육 및 HRD 석사

AI 활용교육 전문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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