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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추석, 부모님께 AI를 선물해드면 어떨까?

이번 추석, 부모님께 AI를 선물해드면 어떨까?

마을로 디지털 교육을 다니다 보면 “배워도 금방 잊어버린다”며 손사래를 치는 어르신들을 만난다. 스마트폰이 있어도 쓰던 기능만 쓰고, 낯선 화면이 나오면 누르기를 망설인다. 수업에서 함께 했던 동작도 다음 시간에는 처음부터 다시 짚어야 할 때가 있다. 설명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고 해서 집에서도 혼자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카카오톡에 탑재된 ChatGPT와 친구가 되신 분도 계셨다. 궁금한 것을 물어보고 답을 읽는 일이 재미있다고 하셨다. 이렇게 AI를 써 보신 어르신들께 어떻게 알게 되셨느냐고 여쭤보니, 모두 자녀가 알려줬다고 했다. 자녀가 곁에서 한번 알려드리는 일이 배움의 시작에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다시 느꼈다. 낯선 기능도 가까운 사람과 함께 써 보면 한결 편하게 받아들이게 된다. 이번 추석에 부모님 스마트폰을 살펴본다면, 평소 어떤 일로 자녀에게 도움을 청하셨는지부터 떠올려 보면 좋겠다. 사진을 보내고 싶어도 방법을 몰랐는지, 받은 사진을 어디에서 다시 찾는지 어려워하셨는지, 문자를 입력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는지 살펴보자. AI를 함께 써 보는 것도 좋지만, 부모님이 자주 겪는 불편을 하나 해결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가 있다. 알려드릴 것은 꼭 필요한 한두 가지면 된다. 가르쳐 드리는 사람에게는 유용한 기능이 여럿 떠오르겠지만, 배우는 분에게는 모두 처음 보는 화면이다. 사진 보내기를 연습하다가 영상통화로 넘어가고, 다시 AI를 소개하면 조금 전 배운 순서도 헷갈릴 수 있다. 하나를 골랐다면 부모님이 직접 해 보실 시간을 충분히 드리자. 답답한 마음에 휴대전화를 받아 대신 눌러드리면 금방 끝나지만, 정작 연습할 기회는 사라진다. 오늘 함께 했다면 내일도 같은 것을 해 본다. 어디를 눌렀는지 잊으셨으면 다시 찾고, 잘못 누르셨으면 돌아가는 방법도 함께 익힌다. “어제 알려드렸잖아”라는 말은 하지 않아도 된다. 가르치는 사람에게는 이미 설명한 일이지만, 배우는 사람에게는 아직 익숙해지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매일 조금씩 반복하며 혼자 해 보는 시간이 쌓여야 자녀가 옆에 없을 때도 시도할 수 있다. 문제는 연휴가 끝난 뒤다. 자녀는 돌아가고, 곁에서 같이 해 주던 사람은 없어진다. 전화로 설명하려 해도 서로 다른 화면을 보고 있으면 말이 엇갈린다. 부모님은 바쁜 자녀에게 자꾸 묻기 미안해 그만두기도 할 것이다. 명절에 배운 기능이 다음 명절까지 쓰이지 않는다면, 한 번 더 설명하는 것만으로 해결될 일은 아니다. 생활 속에서 다시 해 보고 물어볼 기회가 필요하다. 그래서 마을의 디지털 교육이 이어져야 한다. 경로당이나 마을회관처럼 익숙한 곳에서 배웠던 기능을 다시 써 보고, 집에서 막혔던 화면을 가져와 물을 수 있어야 한다. 자녀가 떠난 뒤에도 곁에서 천천히 반복해서 알려줄 ‘우리 지역 AI·디지털 강사’가 꼭 필요한 이유다. 강사는 어르신이 어디에서 어려워하는지 살피고, 혼자 할 수 있을 때까지 함께 연습해 줄 수 있다. 지난주에 배운 사진 보내기를 이번 주에 다시 해 보더라도, 어르신이 도움 없이 보내셨다면 그만큼 배움이 쌓인 것이다. 정해진 수업이 끝난 뒤에도 이런 자리가 남아 있으면 좋겠다. 정기적으로 찾아오는 강사나 가까이에서 도와줄 사람이 있고, 같은 질문을 다시 해도 눈치 보이지 않는 곳이면 된다. 지역의 교육 성과도 몇 명이 수업을 들었는지와 함께, 배운 기능을 일상에서 계속 쓰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 한 번의 체험이 생활의 편리함으로 이어지는 데는 그만큼 시간이 든다. 자녀가 연휴에 무엇을 알려드렸는지 적어두면 마을 교육에서도 이어서 연습하기 쉽다. 안부 전화 때 사진 한 장을 보내 달라고 부탁하는 것도 다시 써 볼 기회가 된다. 이번 추석에는 부모님께 한두 가지를 천천히 알려드리고, 돌아온 뒤에도 함께 해 보자. 다음에 만났을 때 부모님이 “이건 이제 나도 해” 하며 휴대전화를 꺼내실 수 있도록 말이다. -------------------- 박선례 글로컬빌리지협동조합 이사장 전북대학교 평생교육 및 HRD 석사 AI 활용교육 전문강사

1인 1 에이전트, 무슨 일을 맡길까

1인 1 에이전트, 무슨 일을 맡길까

요즘 눈여겨보는 AI 활용 사례 중에는 공무원과 교사가 만든 것이 많다. AI에게 원하는 기능을 말해 프로그램을 만드는 ‘바이브코딩’으로 웹앱을 만들고, 반복하는 일은 에이전트에게 맡긴다. 매일 비슷한 문서를 쓰고 같은 절차를 되풀이하다 보면, 한 번쯤 ‘이걸 꼭 내가 매번 해야 하나’ 싶은 순간이 있을 것이다. 이들이 만든 도구를 써 보면서 그 마음을 짐작하게 된다. 공무원들이 쓰는 한글 문서는 늘 궁금했다. 표와 항목이 반듯하게 정리된 양식을 어떻게 만드는 걸까. ‘쉽다한글’을 만나고 그 궁금증이 풀렸다. 공문서 작성과 서식 작업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이다. 문서 내용을 쓰기도 전에 양식부터 붙잡고 있어야 했던 사람이라면 반가울 만하다. 누군가 자기 업무에서 겪던 수고를 줄이려고 만든 도구가 다른 사람의 수고까지 덜어주는 것이다. 바이브코딩 수업에서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성인 학습자들이 AI와 대화하며 웹앱을 만들었는데,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려면 인터넷 주소가 필요했다. 만드는 데까지는 왔는데 주소를 만드는 과정에서 자꾸 막혔다. 프로그램을 저장하고 공유하는 서비스인 깃허브를 설명하자니, 이제 막 재미를 붙인 분들이 지레 어렵다고 느낄까 마음이 쓰였다. 그때 AI가 만든 파일을 올리기만 하면 주소가 생기는 도구를 알게 됐다. 딱 내가 찾던 것이었다. 수업에서 막혔던 부분을 누군가 먼저 풀어놓은 셈이다. 최근 본 ‘아! 맞다!’라는 웹앱도 기억에 남는다. 다이소에서 살 것, 올리브영에서 살 것을 적어두고 산 물건에 표시하는 앱이다. 가까운 매장 위치도 지도에서 찾아준다. 대단한 기능이 줄줄이 달린 것도 아닌데 보자마자 고개가 끄덕여졌다. 매장 앞에서는 생각이 안 나다가 집에 돌아와서야 떠오르는 물건이 누구에게나 있지 않은가. 제목부터 그 순간의 말이었다. 이런 웹앱을 모두 AI 에이전트라고 부를 수는 없다. 웹앱은 필요한 기능을 만들어 쓰는 것이고, 에이전트는 부탁한 일을 마치기 위해 필요한 도구를 골라 여러 단계를 이어서 수행하는 AI다. 다만 두 가지를 쓰게 되는 이유는 가까워 보인다. 내가 늘 하던 일 가운데 번거로운 부분을 덜고 싶은 것이다. ‘1인 1 에이전트’라는 말도 이런 경험에 비춰 보니 조금 다르게 들린다. 사람마다 하는 일이 다르니 맡기고 싶은 일도 다를 수밖에 없다. 최근 공개된 애플의 ‘아이폰 듀오’에서도 나는 접히는 화면만큼 새로 탑재되는 AI에 눈길이 간다. 애플은 사용자의 상황을 이해하는 시리 AI를 함께 소개했다. 시리라는 이름은 익숙하지만, 이번에 소개된 ‘시리 AI’는 하는 일이 사뭇 다르다. 알람을 맞추거나 전화를 걸 때 부르던 시리가 이제는 메시지와 이메일에서 필요한 내용을 찾고, 보고 있는 화면을 이해해 관련 작업까지 이어간다고 한다. 애플은 여러 앱의 정보를 활용해 약속을 달력에 등록하는 사례도 보여줬다. 사용자가 앱마다 들어가 내용을 찾아 옮기던 일을 말로 부탁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컴퓨터 앞에 앉아 하던 일을 휴대전화로도 처리할 수 있게 된다면, 도구를 만들고 사용하는 과정은 더 간단해질 수 있다. 언젠가는 앱을 직접 만들 필요도 없이 “이거 해줘”라고 말하면 되는 일도 늘어날 것이다. 어디까지 가능해질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지금 어렵게 배우는 절차가 계속 그대로 남아 있지는 않을 듯하다. 그래서 AI를 배우는 자리에서 ‘무엇을 만들까요’라는 질문을 조금 바꿔 보고 싶다. 수업을 준비할 때, 서류를 쓸 때, 장을 보러 갈 때 자꾸 손이 가고 시간을 잡아먹는 일이 무엇인지부터 물어보는 것이다. 공무원과 교사가 자기 업무를 들여다보며 만든 도구들이 내게도 유용했던 것처럼, 각자 겪는 불편 속에 다른 사람도 반길 만한 아이디어가 있을 수 있다. 다음 바이브코딩 수업에서는 이렇게 물어봐야겠다. “지난주에 하신 일 중에, 또 하려니 귀찮은 일이 뭐였나요?” --------------- 박선례 글로컬빌리지협동조합 이사장 전북대학교 평생교육 및 HRD 석사 AI 활용교육 전문강사

'모두의 AI', 정말 모두의 것이 되려면

'모두의 AI', 정말 모두의 것이 되려면

지난 8월 2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정부에서 정보통신과 AI 정책을 맡는 부처)가 '모두의 AI' 사업자를 발표했다. 전 국민이 무료로 쓸 수 있는 AI 서비스를 실제로 만들고 운영할 곳으로 SK텔레콤·카카오·KT 세 곳을 선정했다. 세 회사 모두 우리가 이미 매일 쓰는 통신사거나 포털이다. 하지만 이번 발표는 성격이 다르다. 지금까지 성능 좋은 AI를 쓰려면 각자 구독료를 내야 했다. 이번에는 정부가 예산으로 그 비용을 부담해, 국민 누구나 성능 좋은 AI를 무료로 쓸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모두의 AI'는 돈 낼 필요도, 사용량 제한도 없이 전 국민이 쓸 수 있는 AI 챗봇을 목표로 한다. 공공기관의 여러 업무를 대신 처리해 주는 AI 비서 역할도 구상에 들어 있다. 9월 중 세 사업자와 정부가 협약을 맺는다. 그 뒤 시범 서비스인 베타 서비스를 거쳐 올해 안에 정식으로 문을 열 예정이다. 조건도 하나 붙어 있다. 정부 기준을 통과한 국산 파운데이션 모델을 절반 이상 써야 한다. 파운데이션 모델은 여러 AI 서비스가 그 위에서 움직이는 기본 엔진이라고 보면 된다. SK텔레콤은 자체 개발한 에이닷엑스(A.X) K2를, KT는 믿:음 K 2.5 프로를, 카카오는 카나나를 이 엔진으로 삼는다. 여기에 LG 엑사원이나 업스테이지 솔라 같은 다른 국내 AI 모델도 함께 쓴다. 지난 6월 이 지면에서 다룬 사건을 기억하는 독자도 있겠다. 미국 정부가 자국 AI 기업 앤트로픽의 최상위 모델 '클로드 Fable 5'를 다른 나라로 내보내지 못하게 막는 수출통제 조치를 내렸고, 그 바람에 공개된 지 사흘 만에 이 모델이 전 세계 이용자 앞에서 사라졌다. 유료로 사용하는 서비스지만 모델 선택권이 없었다. 서비스 제공 기업과 기업이 속한 정부의 결정에 달려 있었다. '모두의 AI'는 이 문제에 대한 국가 차원의 대응이라고 볼 수 있다. 다른 나라의 AI에 기대지 않고 스스로 AI를 만들고 운영할 힘을 갖추자는 흐름을 소버린 AI라고 부른다. 그 큰 흐름이 이번에 전 국민이 실제로 쓸 수 있는 서비스라는 구체적인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이다. 이 서비스가 풀려는 문제는 주권만이 아니다. 격차도 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의 디지털 정보격차 실태조사는 격차를 접근·역량·활용 세 부문으로 나눠 측정한다. 기기를 갖췄는지, 쓸 줄 아는지, 생활에서 실제로 쓰는지를 보는 것이다. AI 시대에는 여기에 네 번째 격차가 더해지고 있다. 크레딧 격차라 부를 만한 비용의 격차다. 돈을 내는 사람은 더 똑똑하고 빠른 고성능 모델을 쓰고, 못 내는 사람에게는 기능이 제한된 무료판만 남는다. 그렇게 챗GPT·제미나이 같은 해외 AI의 무료판에 머무는 이용자가 국내에만 약 2,100만 명이다. 다만 우려도 있다. 나라가 비용을 대신 내도 이 격차가 저절로 사라지지는 않는다. 계정 하나를 손에 쥐여준다고 그날부터 모두가 AI를 능숙하게 다루지는 못한다. 동일한 실태조사에서 국민 전체 가운데 AI를 써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의 비율은 51%인데 고령층이나 저소득층 같은 취약계층에서는 30% 수준에 그친다. 계정을 쥐여주는 일과 그것을 쓸 줄 알게 하는 일은 다르다. 그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곳은 중앙의 서버가 아니라 도서관, 복지관, 평생학습관, 학교처럼 사람이 사람을 마주 보고 가르치는 자리다. '모두의 AI'가 출시됐을 때, 그것을 가르칠 사람이 우리 지역에 충분히 있는가. 양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은 올해 전국 6개 권역에서 AI디지털튜터 약 500명을 양성하고 있다. 그러나 500명이 전국 각 지역까지 닿기에는 부족하다. 서울과 수도권뿐 아니라 지방 시군의 상황도 제대로 들여다봐야 한다. 내가 사는 곳이 준비된 곳이 되려면, 이 점검부터 해야 한다. ------------------------ 박선례 글로컬빌리지협동조합 이사장 전북대학교 평생교육 및 HRD 석사 AI 활용교육 전문강사

AI시대, 우리 지역은 검색되고 있습니까?

AI시대, 우리 지역은 검색되고 있습니까?

낯선 도시에 도착하면 누구나 조금은 작아집니다. 간판을 읽을 수 없고, 길을 물을 사람도 마땅치 않습니다. 얼마 전 일본 삿포로를 여행하면서 저는 그 낯섦을 AI와 함께 건넜습니다. 식당에서는 메뉴판을 사진으로 찍어 AI에게 물었고, 골목에서 길을 잃으면 지도와 AI에게 번갈아 물었습니다. 이 동네에서 뭘 먹어야 하는지, 지금 가는 곳은 몇 시에 문을 닫는지도 AI가 알려주었습니다. 그때 깨달았습니다. AI가 가장 빛나는 순간은, 내가 가장 낯선 곳에 있을 때라는 것을요. 여행 중 인상 깊은 장면이 하나 있었습니다. 삿포로의 한 쇼핑몰 인포메이션 데스크에는 직원이 없었습니다. 대신 마이크와 스피커가 놓여 있었습니다. 안내는 AI가 하고 있었습니다. 처음엔 낯설었지만 이내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풍경은 머지않아 우리 동네에도 올 것이라고요. 그런데 여행 내내 AI에게 의지하다 보니, 문득 질문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제가 삿포로를 AI로 여행했듯, 전주 한옥마을을, 완주의 산촌 마을을, 부안의 바닷가를 찾는 외국인 여행자도 똑같이 AI에게 묻고 있을 것입니다. “이 근처에서 뭘 먹으면 좋아?” “이 마을에는 뭐가 있어?” “오늘 갈 만한 곳이 어디야?” 그때 AI는 우리 지역에 대해 제대로 답하고 있을까요? AI는 마법사가 아닙니다. 지도, 검색 결과, 웹에 공개된 글과 같은 디지털 정보를 바탕으로 답합니다. 우리 가게의 영업시간이 지도 앱에 잘못 올라가 있으면, AI도 잘못 안내할 수 있습니다. 우리 마을의 축제가 어디에도 글로 남아 있지 않으면, AI의 답변 속에서 우리 마을은 쉽게 밀려납니다. AI 시대에 지역의 경쟁력은 화려한 기술에서만 시작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정확한 정보를 디지털 공간에 잘 올려두는 일에서 시작됩니다. 다행히 방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두 가지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첫째, 구글 지도입니다. 외국인 여행자가 우리 지역을 만나는 첫 관문입니다. ‘구글 비즈니스 프로필’에 무료로 가게를 등록할 수 있습니다. 이름, 영업시간, 메뉴, 사진을 올리면 됩니다. 중요한 것은 등록보다 갱신입니다. 휴무일이 바뀌면 바로 고치고, 계절 메뉴가 나오면 사진을 새로 올리는 것. 그 작은 부지런함이 AI의 답변을 바꿉니다. 둘째, 검색 가능한 공개 글입니다. 네이버 블로그든, 홈페이지든, 지역 언론 기사든 상관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 가게와 우리 마을의 정보가 검색 가능한 글로 남아 있느냐입니다. 우리 마을의 체험 프로그램, 우리 가게의 이야기, 주변 관광지와 연결되는 동선이 글로 존재해야 AI의 답변에도 등장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화려한 글솜씨는 필요 없습니다. 위치, 시간, 가격, 연락처 같은 정확한 사실이 담긴 글 한 편이, 미사여구 가득한 글 열 편보다 힘이 셉니다. 삿포로의 무인 인포메이션 데스크 앞에서 저는 편리함과 함께 숙제도 보았습니다. AI가 안내하는 시대가 오면, 디지털이 낯선 어르신들은 누구에게 물어야 할까요. 기술이 사람을 대신하는 자리 곁에, 사람이 사람을 돕는 자리도 함께 남겨두어야 합니다. 그것까지 고민할 때 우리 지역의 AI 시대는 비로소 준비되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행에서 돌아와 제일 먼저 한 일은 지도 앱에서 우리 동네 가게들을 검색해본 것이었습니다. 여러분의 가게는, 여러분의 마을은 지금 AI에게 어떻게 보이고 있습니까? 오늘 한번 검색해보시길 권합니다. 거기서부터 시작입니다. --------------------- 박선례 글로컬빌리지협동조합 이사장 전북대학교 평생교육 및 HRD 석사 AI 활용교육 전문강사

맡길까, 직접 할까… 작은 카페를 알리는 세 가지 방법

맡길까, 직접 할까… 작은 카페를 알리는 세 가지 방법

어제 지인에게서 전화가 왔다. 주말마다 작은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그 가게가 무척 마음에 든다고 했다. 커피도 정성스럽고 공간도 아늑한데, 정작 손님이 많지 않아 안타깝다는 것이다. "이 좋은 곳을 어떻게 알리죠?" 사장도 아닌 아르바이트생이 가게 걱정을 하고 있었다. 자랑하고 싶은 일터를 가진 사람은 생각보다 드물다. 이어진 질문은 구체적이었다. "SNS랑 홍보를 업체에 맡기면 한 달에 얼마나 드나요?" 나는 금액부터 답하지 않았다. 대신 되물었다. 꼭 맡겨야 할까요. 홍보에는 사실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첫째는 업체에 맡기는 것이다. 편하지만 매달 비용이 든다. 둘째는 사장이 직접 하는 것이고, 셋째는 정부의 교육이나 지원을 활용하는 것이다. 그런데 많은 사장이 첫째만 떠올린다. 비용이 부담스러우면 홍보를 아예 포기해 버린다. 요즘은 둘째가 꽤 해볼 만해졌다. AI 덕분이다. 홍보 문구를 다듬고, 흐릿한 메뉴 사진을 보정하고, 짧은 소개 영상까지 직접 만들 수 있다. 예전 같으면 디자이너와 영상 편집자를 따로 불러야 했던 일이다. 이제는 스마트폰 한 대와 약간의 익숙함이면 된다. "맡기면 얼마예요"라는 질문은, 직접 할 수 있다는 선택지를 아직 모른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셋째도 선택지가 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소상공인의 AI 활용을 꾸준히 돕는다. 마침 지금은 '혁신 소상공인 AI 활용지원 사업'이 7월 3일까지 참여자를 모집한다. 전북의 창구는 전북창조경제혁신센터다. 다만 이 사업의 성격은 정확히 알아 둘 필요가 있다. 카페 홍보를 대신 해 주는 사업이 아니라, AI로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 사업화하려는 소상공인에게 맞는 지원금(최대 4천만 원)이다. 사업계획서를 쓰고 발표 평가를 거쳐야 하고, 비용의 일부는 본인이 부담한다. 카페처럼 당장 가게를 알리고 싶은 경우라면, 소상공인24(sbiz24.kr)나 지역 창구에 수시로 열리는 짧은 실습형 교육을 살피는 편이 빠르다. 덧붙이자면 정부 지원은 본인이 직접 신청하는 것이 원칙이다. "내가 대신 받아 주겠다"며 다가오는 사람은 조심해야 한다. 나는 결국 컨설팅을 한 번 받아 보라고 권하고 전화를 끊었다. 사실 내가 직접 만들어 줄 수도 있었다. 십 분이면 될 일이다. 하지만 그렇게 해 주면 다음 행사 때 또 전화가 올 것이다. 그다음에도, 그다음에도. 그런데 전화를 끊고 나서도 마음이 편치 않았다. 방법을 안다고 곧장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직접 하려면 배울 시간이 있어야 하고, 정부 지원을 받으려면 사업계획서와 발표 평가를 통과해야 한다. 하루 종일 커피를 내리고 마감까지 하는 사장에게 이건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지원 사업은 늘어나는데, 정작 가장 바쁜 작은 가게는 그 혜택을 받기 어렵다. 나는 지난봄, 61억 원을 들인 전북의 AI 교육을 두고 "성과는 어디에서 증명될까"를 물은 적이 있다. 그 질문은 여전히 유효하다. 아르바이트생이 자랑하고 싶어할 정도의 가게라면, 사장 스스로가 가장 잘 알릴 수 있다. 다만 방법이 있다는 걸 아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바쁜 사장에게 그걸 배울 시간과 곁에서 도와줄 사람이 있어야 한다. 어제 걸려 온 전화 한 통이 며칠째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 박선례 글로컬빌리지협동조합 이사장 전북대학교 평생교육 및 HRD 석사 AI 활용교육 전문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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