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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26.08.27 0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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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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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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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친구가 이런 말을 했다.

"요즘 세상이 너무 앞서가는 것 같아서, 나만 멈춰 있는 기분이야."

 

스레드(Threads)를 열면 그 감각이 구체적인 장면으로 펼쳐진다.

AI로 유튜브 영상을 뚝딱 만드는 사람, 보고서를 10분 만에 완성하는 사람, 코딩을 한 줄도 모르는데 앱을 내놓는 사람. 그 사이로 "잘 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위축된다"는 말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거기에 뉴스까지 더해진다. 앤트로픽은 3월 한 달에만 14가지 업데이트를 쏟아냈고, 4월에도 오퍼스(Opus) 4.7, GPT-로절린드, 제미나이(Gemini) 3.1이 연이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 속도 앞에 서면 FOMO, 즉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Fear of Missing Out)'이라는 감정이 자연스럽게 따라붙는다.

 

그런데 이 속도는 정확히 누구를 향한 것인가.

앤트로픽, 오픈AI, 구글이 매달 새 모델을 내놓는 것은 사용자에게 보내는 신호가 아니라 기업 간 경쟁의 산물이다.

스마트폰을 생각해보면 이해하기 쉽다. 삼성과 애플이 매년 신제품을 출시해도 우리는 매년 바꾸지 않는다. 내가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기능이 생겼을 때 바꾼다.

 

AI도 다르지 않다. 실제 수치를 보면 간극은 더 선명해진다.

2026년 2월 구글-입소스(Google-Ipsos) 조사에 따르면, AI 유료 구독자는 전 세계 인구의 0.4%에 불과하다. 직장인 중 AI를 능숙하게 쓰는 사람은 5%이고, 정식 교육을 이수한 사람도 14%에 그친다. 나머지 46%는 동료에게 물어가며 비공식적으로 익히는 중이다.

 

뉴스와 SNS가 보여주는 세상은 극히 일부의 풍경이고, 대부분의 사람은 아직 조금씩 배워가는 중이며, 그것이 뉴스가 보여주지 않는 진짜 풍경이다.

 

그럼에도 쫓아가려 할수록 불안은 오히려 커지는 구조가 있다.

새 기능을 익히기 시작하면 익숙해지기도 전에 다음 것이 나오고, 결국 아무것도 제대로 못 하는 느낌이 쌓이면서 더 불안해지고, 그래서 더 쫓게 된다. 이 루프가 생기는 이유는 하나다. 기준이 '남의 속도'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오해를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한다.

AI를 안 써도 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쫓는 것과 쓰는 것은 다르다. 쫓는다는 것은 기준이 밖에 있다는 뜻이고, 쓴다는 것은 기준이 내 안에 있다는 뜻이다. 이 둘은 출발점부터 다르고, 결과도 다르다.

 

기준을 '내 문제'로 옮기면 쫓아갈 것이 사라진다.

AI는 따라잡아야 할 흐름이 아니라 내 일을 위해 쓰는 도구이고, 도구는 목적이 있을 때 비로소 의미를 가진다. 어떤 사람에게는 반복적인 보고서 초안이고, 어떤 사람에게는 고객 문의 분류이고, 또 어떤 사람에게는 수업 자료 정리다.

 

내 일 안에서 가장 번거로운 지점을 하나 특정하는 순간, AI는 무한한 가능성의 덩어리에서 손에 잡히는 도구로 바뀐다. 더 중요한 것은, 기술이 점점 사용자 쪽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초기에는 프롬프트를 정교하게 써야 했고 영어가 유리했지만, 지금은 말로 시키고 버튼 하나로 쓰는 방향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앤트로픽이 3월에 내놓은 '컴퓨터 사용(Computer Use)' 기능이 그 흐름을 잘 보여준다. 사용자가 도구에 맞추던 시대에서, 도구가 사용자에게 다가오는 시대로 바뀌고 있다. 지금 어렵게 느껴진다면, 그것은 아직 도구가 덜 다가온 것이지 내가 부족한 것이 아니다.

    

방향을 잡은 사람은 속도에 흔들리지 않는다. 출발점은 거창하지 않아도 된다. 내 일에서 가장 번거롭게 느끼는 것 하나를 떠올리는 것, 그것으로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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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선례

글로컬빌리지협동조합 이사장

전북대학교 평생교육 및 HRD 석사

AI 활용교육 전문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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